국무총리 면담 요구기자회견

  • [보도성명]
  • 장추련
  • 2007.12.21 09:33:14
  • https://www.ddask.net/post/1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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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1시
국무총리 면담 요구 기자회견이
광화문 청사 후문에서 개최됩니다. 
 
 
 

<보도자료> 일시 : 2007년 12월 21일 담당 : 이현경 www.ddask.net


[국무총리에게 보내는 편지]


더 이상 보건복지부와 대화할 수 없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님

- 장차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은 장애인 차별을 조장하는 시행령입니다 -


한덕수 국무총리님!

노무현 정부 5년 중 아마 가장 큰 성과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지요. 장차법이 2007년 3월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장애인계의 기쁨은 그렇다 치더라도 현 정부는 숙원을 이룬 것 마냥 기뻐했고, 결과적으로 공개적으로 대통령 서명식도 진행했습니다. 장차법은 장애인계가 지난 7년간 풍천노숙의 투쟁 끝에 쟁취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그럼에도 현 정부 입장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성취한 것이고, 더구나 장차법이 제정되기 직전에는 정부도 법안 만들기에 직접 관여하였으니, 그 의미 또한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정부와 법안을 만드는 과정과 그리고 국회에서 심의되는 과정에서 머리와 꼬리가 잘리는 아픔을 견디며 몸통만의 장차법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장추련이 장차법 제정 투쟁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더 이상,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다소나마, 하루 빨리 금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제정된 장차법이 2008년 4월 11일 시행을 앞두고 또 다시 몸통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4일 정부는 장차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내놨습니다. 그 안은 총 8회에 걸친 정부합동준비단 회의, 장애계와 공식적으로 3차례의 간담회, 관계부처간의 의견 조회 등 상당 기간에 걸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더구나 당사자의 의견까지도 반영한 것으로 설명되었습니다. 그 설명만 보면 언뜻 객관성을 겸비한 ‘천하일색’의 시행령 안입니다. 그러나 그 안을 요모조모 뜯어본 장애인계는 큰 충격으로 아연실색의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 상태서 정신을 바짝 차린 이유는 치솟는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님!

보고를 받으셨는지요. 우리는 지금 한덕수 총리님이 근무하는 광화문 종합청사 후문에 스치로플 5장과 비닐 한 장으로 추위와 싸우는 노숙농성을 5일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후문에 ‘장차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전면부정’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아니라, 차라리 장애인차별법을 만들라!’는 현수막을 걸어두었습니다. 장차법 시행령을 만드는 처음부터 아예 장애계를 배제했더라면 우리의 분노가 이처럼 강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정부 말대로 관계부처와 공식적으로 세 차례 만났습니다. 그리고 각 개별부처와 면담도 진행했습니다. 적어도 20회 이상 수없이 만나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것이 장애인차별인지를 설명하고 설득하고, 그것도 부족하다 여기면 애절한(?) 눈빛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대화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들을 모두 동원한 것 같습니다. 성의 있는 관계 부처는 우리말에 정성스럽게 귀를 기울였고, 이를 시행령에 반영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관계 부처는 우리말을 귓등으로 흘려듣거나, 면담 자리에서는 반영을 약속하고 입법예고안에는 언급도 하지 않는 입법예고안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의견 수렴을 하겠다는 등으로 우리를 우롱하고 기만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님!

우리는 장차법이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공약인데다 법안 만들기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였으니, 끝까지 믿음을 가지고 함께 만들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기만하고 우롱한 것입니다. 더구나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 것은 정부가 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었는지 입니다. 차라리 [장애인 차별법]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듭니다. 백번 양보한다 해도 장추련이 꾸준히 제시하고 양보했던 마지막 협상안마저 정부는 외면하고, 처음부터 정부가 주장했던 안 그대로 시행령 안을 만들어 입법예고를 하는 것은 장애인계와의 간담회 개최 의미 자체를 희석하는 작태로 밖에 해석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형식적인 절차만을 밟아가기 위한 수순에 불과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정부 주최의 12월 14일 개최하려던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입법예고안 토론회를 전면 거부하자, 또 다시는 정부는 대화를 하자고 했고, 그에 응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더 이상 장차법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대화는 사실상 그 의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제 한덕수 국무총리님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20일 또다시 시행령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앞서 입법예고안 전면 거부 의사를 밝힌 이후 마련된 자리였기에 가졌던 살얼음 기대마저 완전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공무원들은 앵무새처럼 현행법률 틀 안에서만, 예산의 범위에서만, 또는 최대한 기간을 연장하고, 정당한 편의제공은 시설 설치에만, 기업 입장도 생각하자는 등의 장차법 제정 취지는 고사하고 후안무취의 태도를 일관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님!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장애인이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로 인정받자는 것이 아닙니다. 비장애인과 같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면서 동등한 존재로서 그 가치 실현을 이뤄나가는 평범한 국민이고 싶은 것입니다. 24일은 장차법 입법예고안에 관한 의견 수렴 기간입니다. 이 시점에 국무총리님의 날카로운 지성과 뜨거운 열정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장애인 차별법’이 되지 않도록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여타의 관계 부처 공무원과 별다를 바 없는 한 사람의 고위직 공무원으로 전락하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처럼 쉬운 일이 될 것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님!

부디 장애인계의 염원을 깊이 있게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장애를 이유로 한 어떤 차별도 용납될 수 없는 사회 환경 조성은 현 정부의 마지막 과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2007년 12월 21일

장애인차별금지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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