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장애인차별했다. 하지만 억울하다

  • 장추련
  • 2009.07.24 09:39:24
  • https://www.ddask.net/post/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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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00보험사에 다녀왔어요.
말하자면 장애로 인한 보험차별를 했다며 인권위원회로 부터
인권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행정조치를 받은 보험사예요.
온라인을 통해 여행자 보험업(중계업)을 하는 사업장.
말하자면 저는 행정조치를 받은 보험사 사장님과 직원들께
인권교육을 해야하는 역할로 찾아간 것이지요.
 
인권교육 수락를 한 후 내내 잊고 지내다가,
막상 당일 아침에 그곳으로(마포 지역)향하는데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뭔지 모르지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은
불안감과 부담감이 엄습하더군요.
 
행정조치를 받은 사업장의 임직원이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인권교육자를 만날까가 가장 걱정이 되었습니다.
대단히 불편한 마음으로 나를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실질적인 인권얘기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예측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교육시간이 3시간이었는데, 사장님의 늦은 출근으로
20여분을 기다리다 시작된 만남은 첫 단추부터 약간 빗나가더라구요.
우선 상대방이 마음을 열수 있어야
저도 모르는 '인권' 얘기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
일정한 시간 동안 일어났던 여러 상황들을 듣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무려 1시간여를 넘게
여행자 보험사의 낭패스러운 마음을 들어야하는 시간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그에 따라 저는 보험사 임직원의 마음을 풀어내는 여러 얘기를 하는,
정말 똑같은 얘기가 몇 번씩 반복되는 상황이 계속 되었지요.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은 그렇게 반복된 얘기를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장애인차별했다, 하지만 억울하다"가 요지입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의한 차별은 인정한다며 얘기는 시작되었지요.
말하자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여행을 하는데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대해
보험료도 비싸고, 보장액도 낮은 보험상품으로 계약체결을 했기에
이 보험계약을 한 장애인단체에서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한 것이지요.
 
보험사측은 장애인 차별은 인정하나, 보험사 중계업을 하는 사업장으로서
각 보험사의 약관이나 인수지침 등에 의해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각 보험사가 그 죄를 달게 받아야 하는데
중개업을 한 당 보험사만 행정조치를 당해야 하는냐 라는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었습니다.
인권위원회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다른 보험사들은 모두 거부하지만
자신들은 장애인을 '더욱' 생각해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칭찬'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인권위원회법에 의해
차별당한 피해자가 진정을 하게 되면
인권위원회가 조사를 하게 되고, 장애차별로 인정이 될 경우에는
그 직접적인 가해자에게 인권위원회의
행정조치(진심어린 사과, 재발방지, 인권교육 약속)가
발동된다며 열심히 설명을 하면서.........
보험사측 임직원의 마음이 조금은 누구러지는데 약 1시간여가 소요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상법 732조라는 독소조항으로
각 보험사가 아직도 차별적인 약관과 부당계약을 종용하는 주요 법제가 있음을
설명도 드렸지요.
 
그럼에도 여전한 불편한 심기가 있음이 역력한 그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언능 상법 732조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것
두울은 차별인지 모르고 오히려 장애인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지속적인 차별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이 다반사임을 알게 되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관한 홍보의 중요성
세엣은 인권위원회의 행정조치를 받은 사업장이나 개인과 '인권교육'이라는 주제로
          만남을 가질 때, 교육자가 가져야 할 여러 정보와 마음가짐
네엣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실제적 작동을 하고 있는 점을 확인하며
          다양하게 벌어지는 장애로 인한 차별을 들추어서 차별 금지 문화를 확산하는 것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들이 교차하는 어느 하루 오전이었습니다.
 
참, 위 사안의 보험차별로 진정을 해주신 00단체장님과 활동가들께
이 자리를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실제적 작동!
이렇게 한 발자욱, 한 발자욱 가는 것이겠지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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